대장내시경 쌔려버렸다.

2021. 6. 19. 20:48일상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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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떼없이 길고.. 극 사실주의로 쓸예정이니  지루하거나 비위약하신분은.. ..네...

대장내시경 한번도 안해본사람은 읽어두면 개이득!

 

 

1년에 한번은 씨게 건강염려증이 몰려오는 때가 있는데.. 올해는 6월이었나부다.

얼마전부터 소화가 안되고 헛배가 부르고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부글부글하믄서 아픈거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또 네이버서칭해보다가 대장암까지 파고들어가보니.

 

아니! 이거슨. 피만 안나왔지 거의 나의 증상이랑 똑같아 버렸다.

 

 

 

생각해보면 위내시경은 거의 1-2년마다 한번씩 해보는거 같은데.. 항상 대장내시경을 해볼때면 일이 생겨버려서 못했다.. 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나쁜일 일어난뒤에 이런 장면들이 스쳐지나가는..

 

어쨌든 혼자 계속 비련의 여주인공 만드느니 얼렁 검사해보는게 낫겠다 싶어 집근처 대장항문외과? 방문하여 제일 빨리 받을수 있는 스케쥴로 당첨!

 

 

의사쌤- 평소 비위좋아요?

나- 네! 아주 좋습니다! (똥옆에서도 쵸코파이 먹을수 있어요.근데..왜 묻지...) 

의사쌤 - 아 그럼 물에타서 마시는 약으로 줄께요, 비위약한사람들은 알약으로 주긴하는데 비보험이라..

나-(아놔 의사양반. 그래도 이건아니지..) 아.. 비위강해도 경험해보고싶진 않으니.. 알약으로 주세요..

 

평소 대장내시경의 물약의 위엄을 많이 들어본지라 대체 어떤맛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일부로 그럴필요까지는 없을듯하여 알약으로 받아왔다.

 

 

 

일주일뒤 검사를 받기로 했는데 이 일주일간 맘고생이 정말 심했다.

검사받아놓으니 배가 더 아파왔다. 힘도 없는거 같고.. 어지럽고 .. 갑자기 축구선수 유상철이 췌장암으로 죽었다고 기사를 보니.. 혹시 나 대장이 아니라 췌장?? 

 

하..대장은 증상느끼고 가면 늦은거라는데..

해보고 싶은게 많은데..

안좋은 결과면 이소식을 누구한테 먼저 알리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하는거지??

등등

 

 

검사앞두고 나만 이런걱정 하는건 아니지??

 

 

검사 2-3일전부터 식이조절을 하라는데.. 과일못먹는거 빼고는 괜츈하네? 했는데.. 아.. 이거슨 잘못된생각.

한식에서 저거 빼면 먹을게 없다는 사실.

 

난 양식파인줄 알았더니.. 한식파인가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김치같은데 웰케 먹고싶은지..

 

3일부터 정말 식이조절을 칼 같이 했다.

(쫄보라 의사샘이 시키는건 잘 지키는편)

 

그런데 검사전날 흰죽은 진짜 못버티겠어서 에라이.. ..몰라 오늘밤 어짜피 변기부실텐데.. 그냥 먹자 하고.. 먹어버렸다는.

 

평소 줘도 안먹는 카스테라가 이렇게 맛있을일이냐!!! 2개만 먹어야지 했는데.. 순삭함..

 

 

 

칼퇴하고 (맨날 칼퇴하지만..) 집에오자마자 목욕하고 거사의 준비를 했다.

 

(나름 긴장해서 3알먹고 찍었네..--;;)

하.....

 

 

 

먼저 약 3알씩 20분간격으로 5번씩 2리터의 물과함께 섭취! 하. 껌이네..했는데..  물고문인가요????   

 

설사고 뭐고 나발이고 물배차서 이거 정말 못먹겠네.. 라는순간  .... 네.. 네.. 

 

 

나는 어느정도 배에서 신호를 줄거라 생각했는데. 자비없이 바로 내리꽂는 기분.

장의 길이가 길다고 들었는데.. 나는 뭐 잘못된건가??? 라는 생각을 할때쯤 항문에서 소변이 나와버리는 상황 마주함.

몇번 더 왔다갔다하니 아.. 이 설사가 항문을 거치는 속도는 어느정도일까???? 궁금함..

그래서 그 난리 중 설사의 속도를 찾아보니. 역시.. 대단햐 대단햐

 

 

" 설사의 속도는 최대 시속 70km "

 

 

 

감이 안와서 몇개를 검색해보니  지하철시속이 최고속도가 80km, 기본 70km 라는데. 야.. 이속도를 어떻게 틀어막냐.. 아무리 인간이라도.. 

 

 

어쨌건.. 저 셋트를 새벽5시에 일어나서 한번더 똑같이 돌려준다.

밤에 다 쏟았으니 아침은 나올것도 없겠네?? 헤헤 거렸는데  아침상황이 더 참극이다.

 

저녁엔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자비로움이라도 있었지.. 아침엔 장 난 없 습 니 다 ! 정말로..

나중엔 의미없는 활동은 철저히 배재한다! 라는 생각으로 그냥 내리 앉아 있었다. 언젠간 끝나겠지..라는 맘으로..

 

 

함께 가주겠다는 엄마를 말리고 말려서 나 혼자 비장하게 집을 나섰다

다행히 병원가는도중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속 70km 짜리 설사를 바지에 쌔리진 않았다.(감사합니다!!)

 

아침부터 건강검진으로 사람이 많았는데 첫타임으로 내시경을 하게되고.. (이때부터 긴장타고 핸드폰은 들고있지 말래서. 사진이..없다..) 혹시나 했는데..역시나 내시경도중 깨버렸다.

 

엇? 생각보다 안아프네? 왜 사람들은 도중 깨어나면 아프다고 하는것일까?? 근데.. 나 .. 뭔가 축축한거 같은데.. 똥지리고 있는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으니.. 다 끝났다고 한다.

 

정신이 너무 멀쩡해서 그냥 바로 옷 입고 결과듣고 집으로 옴.

 

다행히 결과는 용종도 없이..깨끗하단다.. (진심 의사쌤한테 무릎꿇고 감사합니다 할뻔..)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오자마자 내리 6시간을 낮잠쳐잠..

뭔가 큰 숙제를 끝낸거같아서 마음이 너무 개운하다.

피자 먹고싶다. (어제밤에 대장에 아무이상없다면 몸에 좋은것만 먹겠습니다라고..기도했건만..)

내시경 안해본 사람들은 미리미리 해보시길 바란다. 물배차는거 빼고는 할만함.

 

 

*그런데 왜 나는 수면마취가 제대로 안되는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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