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작가

2020. 7. 9. 11:17책 책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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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자기전에 침대에 누워서 하는 루틴

 

1. 읽지도 않을 책(아이패드) 침대로 가져오기 (요즘은 e-book으로 보는관계로)

2. 가져온 아이패드로 보라는 책은 안보고 내 블로그 하루 방문자 수 점검하기

3. 가져온 아이패드로 보라는 책은 안보고 유튜브 보기

4. 가져온 아이패드로 보라는 책은 안보고 알라딘,yes24에 들아가 책 구경하기

 

정도인데 그날도 어김없이 알라딘에 들어가 책을 구경하던중 나의 눈을 확 사로잡는 책 제목이 있었는데 박상영작가님의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였다.

 

뭐지? 이 맞춤도서는..

 

 

이런 제목은 상당히 high risk 라고 생각하는데 당당히 제목으로 채택한걸 보면 분명 작가는 뚱뚱한(?) 사람이겠거니 했다.

 

사실 제목을 저렇게 써놓고 작가 본인이 누가봐도 말랐는데 뚱뚱하다고 혼자우기는 상황이면 나같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안겨주면서 책 구매욕을 떨어트리는 경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만 그럴수도.있다...)

 

어쨌든 확인사살을 위해 작가님을 검색해봤다.

음..마침 인스타도 있어서 본결과.

 

음.. 좋아쒀!!!!  구매해도 되게쒀!!  정말 정직하신 작가님이셨다. --;;

 

 

요즘 책만 자꾸 사 들이고 끝까지 읽는책이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은 술술 읽혀서 집나갔던 나의 독서맛이 다시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장르가 에세이니 만큼 무겁지 않았고 무엇보다 글이 평소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들이랑 일치하는게 많아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큭큭 거리며 보게되었다.

 

 

 

 

"계획적으로, 계획을 지키며 사는 삶이란 어떠할까.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삶에서 계획대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태생적으로 게을러터진 나는 방학을 아주 사랑하면서도 괴로워하는 아이였다. 지긋지긋한 학교에 가지 않으니 좋기는 했지만,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할일을 만들고 계획 따라 사는데 탁월하리만치 소질이 없던 나는 언제나 소파에 누워 어영부영 텔레비전이나 보며 시간을 때우기 일쑤였다. 그렇게 공허한 하루를 보내고 잠들기 위해 누우면 천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 내가 매번 세우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여기에 이러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나는 계획을 많이 그리고 잘 세우는데 허무하리만큼 시간이 지나보면 되어 있는게 없다. 이런상태를 계속 반복하는거 보면 지칠만도 한데 의미없는 계획만 계속 세우고 있다. 계획이 화려한만큼 나 또한 자려고 누우면 쓰레기가 되는 기분이다.

 

 

 

"나는 왜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또 나의 처지와는 상관없이 누가 나에게 아주 작은 호의라도, 무엇이라도 베풀어주기만 하면 고마워하는 걸까. 어저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동안 내가 타인과의 교류를 단절한 채 지내왔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 때문에 관계의 아주 작은 실마리라도, 티끌만 한 호의라도 대단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닌지"

 

- 아주 작은 상대방의 호의에도 몸둘바를 모르는 사람 여기 추가! 베푸는것도 잘 못하지만 받는것도 힘들다. 그래서 쿨하게 안주고 안받기를 실천하고싶은데 사람이 인간관계를 맺고 살다보면 쉽지만은 않은게 현실이다. 작가는 타인과의 교류를 단절한 채 지내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이유를 바닥을 기어다니는 나의 자존감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반대로 자존감이 올라가면 이런상황을 쿨 하게 넘길 수 있을까..라고 반문해보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레귤러(regular)의 사전적 정의는 이러하다 '보통의, 평상시의, 균형잡인...' 즉, 레귤러 사이즈는 보통의, 균형잡힌 사이즈라는 의미인데, 도대체 누굴 위한 레귤러핏이란 말인가!"

 

- 쇼핑 싫어할 여자가 있겠냐만은 나에게는 유독 '옷'쇼핑은 하나의 넘어야 할 산으로 다가온다. 옷은 입을수록 닳고(누가 요즘 옷을 닳도록 입냐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옷,가방,신발만 주구장창 장착하는 경향이 있다) 계절마다 길이와 두께를 달리 입어야 하니 안살 수는 없고.. 전반적으로 하체비만인 나는 특히 바지쇼핑을 할때마다 화가나는데 정말 저 '레귤러사이즈' '프리사이즈'라는 망할놈의 말 때문이다.

요즘같이 개성강한 시대에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계에서 '레귤러' '프리'라는 사이즈로 사람들을 한정시킨다는것은 지들이 정해놓은 옷을 가장 잘 소화시킬 수있는 몸뚱이의 사이즈외의 범주의 고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생각이 안든다!!!!!!  화가난다고!!!!! 쓰고보니 열받네이거!!!

 

주변인들게 가끔 하는말이 있다.

" 태어나서 인간에게 평생 딱 옷1가지만 입게 했으면 좋겠어!(그럼 난 츄리닝) "

" 할 수만 있다면 청바지를 허벅지에 문신하고 싶어 "

 

 

 

"아침 일찍 출근해서 싫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억지로 만들어지는 루틴이 때로는 인간을 구원하기도 한다. 싫은 사람일지언정 그가 주는 어떤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자극이 되어 주기도 하며, 한 줌의 월급은 지푸라기처럼 날아버릴수 있는 생의 감각을 현실에 묶어놓기도 한다. 밥벌이는 참 더럽고 치사하지만, 인간에게, 모든 생명에게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생이라는 명제 앞에서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바위를 짊어진 시시포스일 수 밖에 없다."

 

- 가끔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회사에 오면 풀리는 경향이 있다. 워커홀릭이라 일때문에 고민조차 할 시간이 없는 뭔가 프로패셔널한 인간은 아니고.. 싫은사람들. 기본도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들의 무매너, 개매너로 인해 '아.. 내가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가 그랬어.. 월급의 반 이상은 저런인간들 상대의 스트레스값도 포함되어 있는거라고..

 

 

 

 

"현실이 현실을 살게 하고, 하루가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기도 한다,.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 아무래도 작가는 아직까지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있는거 같았다.  나는 계속 불어나는 나의 몸을 보면 더 이상 나를 용서할 수가 없다. 가혹하게 아주 잔인하게 밀어붙여도 시원치가 않기 때문이다.

어제도 오후 5시까지만 먹고 저녁은 안먹겠다고 다짐했지만 3시간도 지나지않아 저작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래놓고 하루를 온전히 살아냈다고 토닥거리기엔 내가 너무 꼴배기 싫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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