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그리고 노을...

2020. 6. 25. 13:57일상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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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밥을먹다가 엄마의 또 무서운 한마디

"우리 이번주말에는 어디가? "

 

난 이제 주말이 무서워졌다. 나같은 우주최강 집순이가 세달연속 주말외출은 너무 힘들다..

 

정말..엄마 가긴 어딜가..이젠 더운데 집에서 좀 있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정말 더워지면 나는 분명,기어코,결사코,절대로 나가지 않을것이기에 이것도 얼마 안남았다.라는 생각으로 그냥 입닫고 있었는데

마침 동생이 가까운 서해쪽으로 가서 칼국수나 먹으러 가자고 했고 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자마자 대부도로 바로 출발했다.

(너도 속으로는 나와 같은마음일꺼라 생각된다..)

 

 

엄마는 간만에 바닷가를 간다니 무슨 소풍떠나는 사람처럼 과일 음료수 등등 바리바리 챙겼다.

 

 

목적지는 대부도였지만 그 근처 어디 갈곳이 있나 검색하는 와중에 '대부해솔길'이라고 1-6코스가 있는데 그중 그냥 아무생각없이 대부해솔길 1코스를 가보기로 했다.

분명 내가 봤을때 그냥 바닷길 따라 걷는거였는데.. 네비가 자꾸 산속으로 안내하면서..목적지에 다다를 수록  쌔~한 느낌이 엄습해왔다.

 

 

 

 

오마이갓..

 

어쩐지 다다를수록 등산복차림의 단체가 보이고 뭔가 지쳐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더니만..

바닷길 걷는게 아니라 등산?????? .. 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빠꾸(?)하기도 뭐하고 간만에 비루한 관절에 기름칠  하자는 기분으로 산(?)에 올랐다.

 

 

 

 

 

 

 

다행이 생각했던것만큼 가파른 산(?)같은건 아니었고 약간 뒷산 같은 분위기에 ..걸을만 했고,  가는 중간중간 이렇게 바다도 보이고 한..20년만에 하는 등산(?)치고는 할만했다.

 

 

 

 

 

 

 

 

 

얼마 가다보니 사람들이 계단아래로 내려가길래 따라 내려갔더니 세상..세상..뭔가 프라이빗한 공간이 나왔다.

조그마한 해변인데 아늑하니 시끄럽지도 않고 너무 좋았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바다를 본것도 너무 오랜만이어서 우리셋은 또 따로앉아 바다멍을 한마탕씩 때렸다.

(이제 멍 안때리면 서운할 지경..)

 

 

늦은 아침 이후에 오랜기간 공복상태였던 우리들은 동생이 와본적이 있다고 추천한 까치할머니 칼국수를 찾아왔다. 신기한 건 대부도 근처 칼국수집은 죄다 까치할머니 ..할머니칼국수여서인지 상호앞 번호로 구별하여 찾을수 있었다.

 

3-5시까지 브레이크타임!

 

모르고갔는데 도착한시간이 마침 5시였다. 기다렸으면 배고파서 눈돌아갈뻔했다.

 

 

 

 

 

 

 

 

 

 

해산물을 싫어하는데 맛있게 먹었다

바지락칼국수는 칼국수만 건져먹으면 되고.. 바지락김치전은 워낙 부드러워서 그런지 바지락이 있어도 싫지 않고 잘 넘어갔다.

 

면발도 기계로 뽑은게 아니라 막 밀어 썰어낸거라 그런지 꼬들꼬들하고 굵직굵직한것이 딱 내스탈이 이었다.

(쓰읍 또 먹고싶다!)

 

 

 

 

마지막코스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바닷가에서 노을보기!! 를 하려고 바닷가 근처 카페에 왔다.

 

 

 

 

 

코로나때문에 그런가..일요일 저녁때라 그런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다행이였다..)

 

 

 

 

날이 너무 더워서 밖에 앉는건 있을 수도 없는일일텐데 바닷가 앞이라 그런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밖에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았다.

해가 지려면 앞으로 1시간은 넘게 있어야 하니 우리는 각자 앉아서 각자 할일을 했다.

(오른쪽 그네자리에서 마스크쓰고 선캡쓰고 주무시는 어무니..)

 

이런거 보면 우리식구들은 참 시크해

 

양육하는 엄마성격의 영향이 커서 그런지 우리집 형제들은 어릴때 막 서로 위하고 우쭈쭈쭈하는 하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서로 각자알아서..  선선하게.. 가족들에게 폐끼치지않게...

(너무 선선해서 어릴때 동네에서 마추쳐도 초 시크하게 타인처럼 모른척... --;;)

 

그래서 그런지 서로들에게 크게 서운하거나 그런게 없는거 같다. (나만그런가?)

 

 

 

 

 

 

 

이날 절기상 '하지'여서 기다리가 좀 지루했지만 처음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바다와 노을지는걸 보고있자니 정말 마음이 관대해질 뻔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하나보다.. --;;

 

지인들하고 가을쯤 또 와보고 싶다

 

** 마음이 평온해졌었는데.. 식구들이 기다리는 차로 걸어올때 갈매기 시체보고 식겁해서 쌍욕했다...

사람은 쉽게 안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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